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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끄적 끄적

독신주의자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by iwiniwin 2015. 11. 11.

내가 스무살 무렵부터 지금까지 줄곧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 두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결혼이다.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 본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확고하게 독신주의자로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한 것도 아니었다.



지금부터 끄적이는 내용들은 개인적인 경험에 바탕을 둔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다. 인터넷 세상 속에 아무렇지도 않게 떠다니게 될, 대우주 속 지구 같은 크기의, 이 글에 행여라도 속상한 마음 가지는 이 없길 바란다.


내가 바라본 독신주의자들은 대개 그들의 선택을 능동적으로 하였다기보다 수동적으로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꽃다운 20대 청춘에게서 <혼자 살고 싶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도 잘 없거니와, 그들이 그 말을 인생 마지막까지 완수한 것을 아직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청첩장만 서너번 왔었다...)



내가 겪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미 혼기(내가 만난 시점에서 속세의 기준)를 지나 있었고, 그들에게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결코 못하겠지만) 그들이 독신 포기 선언을 한다고 해서 누군가 당장 나타날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이 년 전쯤 혼자 사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내 발목을 잡았던 것은 타인들의 시선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 이면에 숨어있는 나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었다.


당시 나란 인간이 타인들에게 독신을 선포해도 될만큼 충분히 멋졌다면, 나는 내가 인간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 그러한 결정을 호기롭게 말했을 것이다.(물론 번복하는 것도 내 자유라고 그 때도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던 것은, 그 생각이 영원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의구심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내 자신이 초라해 보일까봐였다. 다른 이들에게 도피성으로 그런 발언을 하는 사람으로 인식될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다른 이들의 시선을 극도로 의식한 것도 사실이지만, 내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한 것이 더 컷다. 내가 아는 <독신>을 선포한 이들이 내 눈에는(지극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영역) 그리 멋져 보이지 않았기에 같은 맥락에서 나를 바라보게 되었다.



독신에 대한 생각이 확고한 이들이여, 나는 그대들이 충분히 멋있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멋'은 비단 외모만을 뜻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사람으로서, 인간으로서 매력적이길. '매력주(酒)'를 네댓 사발 들이킨 것 마냥.


부족한 문장력 탓에 내 생각을 잘 전달 못해 생기는 오해는 없길 바란다는, 상투적인 말은 안 하고 싶다.(했네...) 그저 내 글실력을 늘릴 필요성을 통감하며 마지막으로 한 문장만 덧붙이겠다.


<독신>이라는 말이 독신주의자들에게 현재 상황을 도피하고 회피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지는, 보여지지는 않길 바란다. 



덧, 아무리 고쳐봐도 나아질 것 없는 글이라 우습게 덧붙이는 꼴이 되었지만, 나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존중하고(최소한 존중하려 노력하고) 독신주의 또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