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연찮게 싸이월드 서비스 종료 뉴스를 접했다. 모든 서비스의 종료는 아니었고 일부에 해당한다고 얼핏 들은 것 같다. 생각난김에 수년만에 싸이를 찾아가봤다. 3년 만인가...
아이디찾기과 비번찾기를 통해 겨우 들어간 내 싸이. 한 때는 이 공간이 내 마음속 비밀아지트 같은 느낌이었다. 마음껏 글도 끄적이고 싸질렀던(?) 공간, 비공개글이 일촌공개나 전체공개보다 서너배는 많았던 내 게시판. 장근석 허세 저리가라 했던 내 일기장.
(항상 뒤돌아 서 있었던 내 미니미...)
그러고보면 그 시절에는 무의미한 글들을 참으로 많이 끄적였던 것 같다. 일본 소설에 꽤나 심취했던 시절이라 글들도 참으로 냉소적이기 그지 없었다. 물론 나는 그 당시 내 문체를 썩 마음에 들어 했었던 것 같다. 사실 시간이 너무 흘러버린지라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오랜만에 수년전 방명록 글들도 보고, 낯익은 이름들에, 추억이란 놈이 심장에 노크도 없이 갑자기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무슨 말이냐면 어릴적 퇴근하신 아버지 오신 소리를 못듣고 한참을 오락에 열중하다 벌컥 내 방문을 연 아버지 눈과 마주친 느낌이었다. (어린 녀석들은 그 느낌도 모르겠지? 아빠 왔어? 하고 말하면 그 뿐일테니.)
(수년전 다이어리에 남긴 비공개글 일부)
난 가끔 내가 과거형 인간이라 느낄 정도로 많은 과거를 기억하며, 그리고 한껏 추억하며 살아간다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나도 모르게 지워진 사람들 또는 지워버린 사람들이 그토록 많을 줄이야.
주인 잃은 글들이 묵묵히 인터넷 한 귀퉁이를 지키고 있었다. 내일부터 이 공간으로 조금은 옮겨볼까한다. (이런 글들에는 광고 녀석들을 좀 빼고 싶은데 처음 설정을 잘못한 탓에 본문에 광고를 넣지 않으면 광고가 마지막에 두둥실 떠나니게 된다. 그것도 안되는 일이라고 하기에... 참 상업적이게도 거의 아무도 보지 않을 이런 감수성 돋는 글에까지 광고를...쩝.)
'일상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행기 타고 고향 앞으로.(잡념 한가득) (0) | 2015.09.25 |
---|---|
오늘은 치맥 먹는날. BBQ + 필스너 우르켈 (0) | 2015.09.01 |
자취생 간단요리: 일본 고형카레 + 오뚜기 고형카레 (0) | 2015.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