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말그대로 오늘은 끄적끄적. 연애 블로그에 걸맞는 주제를 찾아서 인터넷을 기웃기웃 대다가 혼전동거 찬반에 관한 글을 보게 되었다. 내 블로그 연애지식 카테고리에 적을만한 글은 아닌것 같아 여기에다가 끄적여본다.
먼저 우리나라 혼전동거 통계를 살펴보면 어떤 사이트에서는 남성은 찬성의 의견이 반대보다 두배는 많고, 여성의 경우는 엇비슷하다고 밝혔다. 남자는 찬성 60퍼센트, 여자는 찬성 44퍼센트.
그리고 KBS 뉴스로 청소년 10명 중에 6명 혼전동거 찬성이라는 타이틀이 떡하니 올라 와있다. 어머나!
(출처: KBS)
아, 컬쳐 쇼크. 늙었나보다. 혼전동거라는 주제의 설문에 속마음도 아닌 겉으로 드러내놓는 통계치가 저 정도로 나올 줄은 몰랐다. 정말 나도 구시대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사나보다.
그러고보면 나는 내가 혼전동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대학생이 되고부터 줄곧 혼자 살아왔지만 한 번도 동거는 하지 않았고, 딱히 떠올려 보자면 한 번도 동거를 꿈꾼적은 없는 것 같다. (기껏해야 집에서 놀다가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 주기 귀찮을 때 떠올리는 정도?)
친구들의 동거 소식에 별다른 반응을 겉으로도 속으로도 하지 않았다.(진짜 아무 생각 없음) 다만, 어릴적에 딱 한 번 누군가가 동거 제안을 한 적이 있었고, 나는 숙고(?) 끝에 No, 라고 얘기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다른 사람이랑 자면 불편하다는 것. (아 구질구질해라.)
혼전동거 찬반의견을 대충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찬성측은 우선 경제성을 이유로 들었다. 참 시대에 적합한 이유다. 혼전동거에 관한 주제에 도덕성이나 가치관보다 돈이 아무렇지도 않게 튀어나오는 걸 보면. 뭐 씁쓸하나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물가에 밖에서 사먹고 각자 월세 나가는 것 생각하면.
그리고 이혼율을 줄일 수가 있다는데, 제도적으로야 맞는 말인데 좀 개운치는 않다. 결혼한 것처럼 동거하다가 헤어졌을 때는 저 이.혼.율.이라는 놈에만 안 들어가는 거지 심정적으로야 이혼이지 뭐.
또 다른 혼전동거 찬성 의견으로 결혼하기 전에 상대방에 대해서 잘 알고 결혼할 수 있다, 도 있다. 흠...이건 그래 좋다. 같이 살아보니 상대방에게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을 수도 있으니깐. 아 근대 좀 야박하긴 하다, 라고 머뭇거림 없이 바로 느껴지는 걸 보면 나는 혼전동거 반대하는 인간임에 틀림없다.
이 쯤에서 혼전동거 반대자(본인 정체성 확립)로서 반대의견 한 번 살펴봐야겠다. 무책임이다. 도덕적이지 못하다.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난다. 임신 가능성이 높다.
내가 혼전동거를 은연중(대놓고?) 반대하는 이유는 충분히 합리적이고 각박한 세상, 사람과의 관계까지도 합리적이어야 하냐는 생각이 들어서다. 같이 합쳐서 돈 아끼자, 미리 알아보고 별로면 결혼하지 말자, 사회 이혼율 줄이자... 글쎄 여하튼 난 별로.
아, 처음에 이 주제로 글을 끄적이려 했을 때, 나는 내가 혼전동거 찬반에 관해서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조차 몰라서 글이 어떻게 진행될지 미지수였는데, 적다보니 내 의견이 너무 명확하게 드러나서 나조차도 당황스러운 느낌이다.
세상 무슨 일이든 한 쪽만으로 치우쳐진 편향된 생각은 좋지 못하다고 줄곧 생각해 왔는데...쳇. 말 그대로 혼전동거 찬반 의견에 관한 나만의 생각이니 혹여라도 글 읽으시며 불편한 마음 가지지 않으시길 바라며, 이상 육식남의 연애백과 끄적끄적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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