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수년만에 찾은 싸이월드의 추억에 흠뻑 빠져서, 쉽사리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오늘부터 틈나는대로 그 시절에 적었던 글들을 이 공간에다 옮겨볼까 한다.
연애 지식, 일상 기록이라는 카테고리명에 무엇을 추가해야 어색하지 않을까 한참을 고민하다 끝내 이렇게 지었다. 끄적 끄적.
끄적이다라는 표현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한다. 그럼 지금으로부터 십년전쯤 쓰여진 글로부터 새로운 끄적임을 시작해 보겠다. 원제는 거짓말.
(캡쳐 출처: 내 싸이월드)
자기 변명과 핑계에 지나지 않은 글일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 나는 빠른 속도로 사랑에 빠졌고,
그 속도만큼 빠르게 보통 일상으로 빠져나왔다.
순간의 감정에 취해 영혼까지 휘청거리다,
이내 한겨울 냉수마찰이라도 한듯
감성따윈 없는 놈으로 새로 태어나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그리고선 저런 글 따위를 끄적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실제로 나는 지금도 연애편지를 쓰지 않는다.
짧은 쪽지를 적는 일에도 마뜩잖아 한다.
거짓말이 되는게 싫으니깐...이라는 자기방어로
이내 똘똘 뭉쳐버렸다고나 할까...
어찌되었건 세월이 흘러 저 마지막 말이
작은 돌맹이가 되어 내 마음 속 호수에
잔잔한 물음의 동심원을 그린다.
누구에게 한 말이었을까?
그것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것은
저 글을 적는 순간에도 나는 끝내 거짓이었을까?
맹세코. 라는 말을 두번이나
힘주어 적던 저 순간마저도?
아니, 그렇지는 않았다. 단언컨데.
이건 형언할 수 없는 확신 아닌 확신이다.
아무개는 저 말을 보고 어떤 위로가 되었을까?
아니면, 재수없는 놈. 하며 이내 창을 닫아버렸을까?
내기를 하자면 주저없이 후자쪽에 전재산을.
애니웨이.
나의 순간의 진심이 영원한 진실이 되는
그 날을 기다려본다. 오겠지. 올거야.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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